마음메모

[행복메모리] 감정이 무뎌진 당신에게 – 나를 다시 느끼게 해준 3가지 루틴

happymmy 2025. 6. 26. 15:49

 느끼는 힘이 사라질 때, 우리는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요즘처럼 바쁜 시대를 살다 보면 감정을 느끼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 나는 분명 울 일이 있었는데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고, 기쁜 일이 있어도 그저 ‘아, 다행이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감정이 무뎌졌다는 것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정서적 마비에 가까운 상태라는 걸 말이다.
‘무덤덤함’은 어른이 되며 자연스레 생기는 성숙함이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방치한 결과였다. 나의 마음은 말없이 닫혀 있었고, 그것이 나의 일상에 회색빛을 드리웠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다시 ‘느끼는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작은 루틴을 만들어 실천해 보기로. 이 글은 감정이 무뎌졌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나를 다시 느끼게 해준 세 가지 루틴을 공유하고자 쓴다. 특별한 도구도 필요 없고, 누구나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감정이 무뎌진 당신

 매일 5분, 감정 질문 일기 – ‘어땠어?’라는 질문의 힘

 

우리는 하루를 마치며 “오늘 뭐 했지?”라고는 물어보지만, “오늘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지?”라고는 묻지 않는다. 나는 어느 날부터 하루를 마무리할 때 감정을 묻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 시작했다.
“오늘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어?”, “그 감정은 어떤 사건에서 나왔을까?”, “그때 나의 반응은 나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이 세 가지 질문은 내 일상에서 사라졌던 ‘정서적 자각’을 되찾게 해주었다.
처음에는 솔직하게 쓰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반복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가 풍부해졌고, 작은 감정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명료화 훈련(Emotional Labeling)이라고 한다.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할수록 뇌의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들고,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게 된다.
이 루틴은 나에게 ‘느끼는 나’ 를 되찾게 해준 첫 번째 열쇠였다.

 

 감각 중심의 아침 루틴 – 차 한 잔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

 

예전의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리고 뉴스, 알림, 업무 메시지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는 늘 불안과 피로가 깔려 있었고, 내 감정은 시작부터 부정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 나는 아침 10분을 감각에 집중하는 루틴으로 바꾸었다. 내가 택한 방법은 간단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하고, 그 향과 온도, 입안의 감각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마시는 것이다. 이때는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오로지 '지금 느끼는 것' 만 인식하는 훈련이다.
이 감각 루틴은 나에게 조급함 대신 여유를, 무감각함 대신 미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 오렌지 허브티의 향을 맡으며 떠오른 추억, 차가 목을 타고 내려갈 때 느낀 안정감, 그 순간들은 무뎌졌던 감정 감각을 깨워주는 자극제가 되어주었다.
단 10분이지만, 그 10분이 하루의 정서를 결정짓는다는 걸 나는 반복하면서 배웠다.

 

 감정 공감 콘텐츠 기록 – 타인의 감정에 연결되기

 

사람은 원래 타인의 감정을 비추며 자기 감정을 배우는 존재다. 하지만 SNS 속 자극적인 정보와 뉴스만 소비하다 보면, 공감보다 경계가 앞서는 인간관계에 익숙해진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았다. 그래서 나는 감정 공감 루틴을 하나 만들었다.
매일 저녁, 감정이 잘 표현된 콘텐츠 – 드라마의 한 장면, 글귀, 영상 등을 하나 고른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짧게 기록한다. 이 루틴은 나에게 ‘나도 이렇게 느끼는구나’, ‘이런 상황이 슬프게 다가오다니’라는 자각을 선물해주었다.
공감은 타인에게서 시작되지만, 결국 나의 감정과 마주하게 만든다. 심리학에서도 ‘대리 정서 경험’은 무뎌진 감정을 회복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감정을 관찰하고 공감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면 내 감정 처리 능력도 함께 회복된다고 한다.
이 루틴은 하루를 마치며 나의 감정 근육을 조금씩 단련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결론 – 감정은 감각으로 회복된다

 

감정이 무뎌진 삶은 살고는 있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이 적은 삶이다. 나는 더 이상 그런 상태로 머물고 싶지 않았다. 감정을 다시 느끼기 위해 거창한 일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다만 나를 향한 작은 질문, 차 한 잔의 온도, 공감의 흔적만으로도 충분했다.
감정은 우리가 무시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들여다보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 안에 더 깊이 숨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요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 지금 소개한 루틴 중 하나라도 오늘 시도해보길 바란다.
느끼는 힘은 곧 살아있는 힘이다. 그리고 그 감각은 연습으로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다시 나를 느끼는 중이다. 당신도 그 시작을 해보길 바란다.